나는 미국 유학생으로써 약 한 달 전에 졸업했다. 현재는 뉴욕에 취업을 하여 OPT (유학생이 미국에서 졸업 후 일 년 동안 일할 수 있게 해주는 work authorization - STEM 전공자들은 STEM OPT로 2년 연장 가능)로 일을 곧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나는 이따금씩 내가 미국에서 살고 싶은 건지 한국에서 살고 싶은 건지 엄청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를 때만큼 결정을 내리기 힘들 때는 없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생각 정리도 할 겸 각각 장단점을 정리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한번 정리해 보아야겠다.
미국에서 거주하면 얻는 장단점
장점:
- 연봉: 먼저 연봉이 한국보다 높다.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연봉은 한국에 거의 두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
- 기회: 한국보다 다양한 기회를 접할 수 있다. 영토도 넓고 경제대국으로써 산업도 발달되어 있다 보니 다양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구인구직 양으로만 비교해 봐도 미국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스타트업에 관심 많은 나로서는 스타트업의 성지인 미국에는 정말 다양한 기회가 있다.
- 독립성: 한국에서 지낼 때는 부모님에게 많은 의지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대륙에 있으면서 독립성이 많이 길러지게 된다. 집도 혼자서 찾아보고 보험도 스스로 찾아보면서 살아가날 수밖에 없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성장하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매우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 영어: 계속해서 영어를 사용해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영어가 늘게 된다.
- 인재: 기회와 연결되는 장점으로써 정말 각국의 인재들이 미국으로 모여든다는 것을 다양한 회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느꼈다.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연봉이 높으면 평균적으로 높은 인재들이 모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이러한 사람들을 주위에 두면 동기부여도 받고 나 스스로도 변할 수 있다.
단점:
- 엄청난 양의 세금: 연봉이 한국보다 높더라도 약 40% 의 연봉이 원천징수된다.
- 유학생의 서러움: 다양한 기회가 널려있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스폰서십 때문에 유학생들을 꺼려한다 (그림의 떡). 유학생으로써 행정 처리를 할 때 시민권자보다 더 많은 노력과 걱정이 드는 것도 덤이다 (언제든지 추방될 수 있다는 두려움).
- 유학생의 제약: 유학생으로써 side job, 창업, 개인 사업 등 제약이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OPT 중에는 직장과 투자 외에는 수익을 얻기는 어렵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은 나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 도움: 독립성과 대치점에 있는 단점이다. 독립성을 기르면서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지만 가끔씩은 가족들에게 도움을 받으면 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비용: 뉴욕 월세만 봐도 한국보다 생활비가 더 많이 나온다.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 거주비, 식비 등 아낄 수 있는 비용이 은근히 많다. 다른 대륙에서 따로 생활하면 정말 많은 비용이 든다.
- 문화: 아무래도 어렸을 때는 한국에서 지냈기 때문에 한국 문화가 더 편한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서 생활한 지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문화적 실수를 범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대화 중에 잘 녹아들지 못할 때도 존재한다.
- 결혼/연애: 솔직히 미국에서 결혼 후 정착을 해서 살아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온 내가 미국에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기는 하다.
정리해 보니 장점으로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 (엔지니어로써, 독립적인 주체로써)과 더 높은 연봉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점으로는 유학생으로써의 제약 때문에 개인 사업으로는 빠른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힘들다는 것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것 같다.
한국에서 거주하면 얻는 장단점
장점:
- 시민권자: 개인 사업을 하던 프리랜서 일을 하던 아무런 신분의 제약이 없다. 서류 작업 시 드는 걱정도 훨씬 덜하다.
- 비용: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 거주비를 절약할 수도 있고 비행기 값도 절약되는 등 다양한 비용이 절감 가능하다.
- 도움: 주변에 도움을 줄 어른들이 많이 있다.
- 기회: 미국에서와는 다른 기회 (평소 해보고 싶었던 사업이나 일들)을 할 수 있다.
- 문화: 나한테 더 편한 문화 (물론 술자리 문화 등 나와 안 맞는 문화도 있다).
단점:
- 리턴 유학생: 산업에서 한국으로 복귀하는 유학생에 대한 가치를 높게 쳐주지 않는다는 글을 본 적 있다.
- 낮은 연봉: 연봉 차이가 꽤 크다.
- 인재: 물론 한국에도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많지만 미국에서는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정리하면 한국에서는 신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보면서 해보고 싶었던 다양한 시도들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느 것과 한국에서의 취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겠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글로 적어보니 무슨 선택을 하든 간에 앞으로 살아나가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나의 현재 목표는 경제적 자유에 가까워지는 성장을 하고 싶고 지적 욕구로 엔지니어로써의 성장도 이루고 싶다. 인간관계도 잘 이루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보니 어디서 살든 나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나의 주변환경을 내가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것과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인생은 체스를 두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상대의 킹을 잡겠다는 목표가 있지만 상대가 무슨 수를 둘지 완벽히 예측할 수 없기에 모든 수를 미리 짜둘 수 없다. 나의 현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엔지니어로써 성장하겠다는 목표가 있지만 그 중간중간 수를 모두 fix 해놓을 필요 없다.
먼저 3년 동안은 전 세계에 모인 인재들과 일을 하며 현재 스타트업에 완전히 몰입하고 싶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면 나 역시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한국에서는 얻기 힘든 경험일 것이다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스타트업만큼의 자금을 받기 힘들기 때문).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여 한국에 돌아가게 되어도 전혀 문제없다. 나는 분명히 개인 사업으로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주말에는 블로그 관리와 유튜브도 시작하면서 개인 사업자의 능력도 길러 놓아야겠다. 연애도 부담 가지지 말고 한번 해보자.
3년 후에는 상황이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3년 후에 선택을 미리 걱정하지 말고 그때 가서, 미국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결정을 하도록 하자.